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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며( 유튜브 시작하기 )

2024년 초, 호기롭게 시작한 유튜브 새 채널의 성장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2019년 이후로 몇 개의 채널을 운영해왔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빠르게 채널을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한 감을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보기 좋게 ‘실패하는’ 중이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처럼, 알고 있지만 이것을 채널 운영에 녹여내는게 쉽지 않다. 욕심을 버리고, 콘텐츠와 시청자에 집중해야 하는데 잠시 잠깐 주의를 놓으면 어느새 ‘하고 싶은대로’ 영상을 기획하고 업로드 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는 채널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2024년 5월말 현재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들의 총 구독자 숫자는 2만7천명 정도이다. 그 중 가장 오랫동안 운영해온 채널이 2만3천명을 차지하고, 수익을 염두에 두고 만든 첫번째 채널이 3천명을 향해 가고 있다. 나머지 실패한 채널들은 100명에서 50명 사이 고만고만 하다.

이 글은 앞으로도 여러 채널을 만들 나 스스로에게 참고가 되기 위한 목적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막연히 ‘유튜브를 시작해야 겠다’고 생각한 분들께 경험을 공유한다는 목적으로 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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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타겟 설정부터

주제선정은 누구나 다 하는 것이니까 뒤로 하고, 유튜브 채널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겟 설정’이라 생각한다. 내가 만든 영상을 누가보는지에 대한 고민부터 해야한다는 말이다. 내 경우에는 첫 번째 채널 운영하며 아주 오랜기간 이것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이 영상을 봐줬으면’하는 타겟층과 ‘실제로 이 영상을 시청하는’ 타겟이 전혀 달랐던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영상의 시청지속시간이나 클릭율이 좋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채널에서 이벤트를 진행할 경우에도 딱히 관심을 얻지 못한다. (염두에 둔 계층이 보지 않으니 당연히 참여율도 저조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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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기간 동안 빠르게 성장하는 채널들을 보면 ‘타겟 설정’이 명확하다. 격투스포츠를 다루는 채널이라면 ’10~30대 남성’이 주요 타겟이고, 자동차 리뷰 전문 채널이라면 ‘3~50대 남성’이 주요 타겟이다. 드라마 리뷰 채널은 2~40대 여상’이 주요 타겟이고, 어린이 채널은 3~40대 남성 여성’이 주요 타겟이다. (혹시나 헷갈릴까봐. ‘시청자층’과 ‘채널 타겟층’은 다르다. 어린이 채널의 경우 보는 것은 아이들이지만, 검색해서 그 채널로 들어가는 계정은 대개 부모의 계정이다.)

    그런 점에서 가장 성장이 모호한 주제는 ‘독서’다. 언뜻 ‘책읽기’라고 하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것 같지만, 딱히 영상시청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것이 블로그 운영과 유튜브 채널 운영의 차이점이다. 블로그의 경우, ‘키워드’라는 소재를 핵심으로 아주 좁혀들어가는 듯 하지만, 그 글이 배포되는 것은 불특정 다수이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해당 키워드를 검색했다는 것 이외에는 어떠한 공통점도 없다. 하지만, 유튜브의 경우 ‘이전에 비슷한 내용의 영상을 시청했던’ 공통점이 있는 소수에게 먼저 뿌려지고, 이들의 반응에 따라 조금 더 , 조금 더 영상 배포의 대상이 넓어진다.

    결론은 처음 몇 편의 영상은 소수라 할지라도, 타겟구간을 아주 좁게 설정한 후에 그들에게 최대한 관심을 얻을 수 있는 내용을 기획해야 한다. 이때, 썸네일 역시 영상 공개 초반에는 그 타겟들을 위한 것으로 가져가다가 채널이 커지는 과정에서 좀 더 일반적인 것(보다 넓은 타겟에게 관심을 끌 수 있는)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알면 뭐하나. 내가 이렇게 못하고 있는데.


    2. 장비에 대하여

    결론부터 이야기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하나만으로도 시작하기에는 충분하다. 출시된지 2년 남짓된 기기라면 성능면에서는 차고 넘친다. 영상을 만드려면 촬영장비와 편집장비 모두가 필요한데, 스마트폰의 카메라와 마이크만 있으면 일반적인 영상촬영은 모두 가능하다. 편집 역시 무료 어플을 사용하면 되니까, 별도의 장비가 필요하진 않다.

    내 경우에는 요즘 주력으로 사용하는 카메라는 아이폰13미니다. 장담컨대, 보유하고 있는 어떤 카메라보다 화질이나 편의성 면에서 뛰어나다. 물론, 촬영 ‘감성’을 느끼는데는 미러리스 카메라에 단렌즈 연결해서 아웃포커싱으로 영상촬영하는게 좋다. 다만, 이럴 경우 성능 좋은 미러리스의 경우 실시간으로 오토포커싱을 잡아주는데, 이 과정에서 계속해서 렌즈가 조절되는 잡음이 만들어진다.

    진짜 전문적인 영상을 만드는 분이 아니라면, 새 카메라를 사는 것보다 중고 스마트폰 공기계를 사는게 훨씬 더 좋은 방법이다. 조명이나 마이크 등은 시중에 나와 있는 장비들이 스마트폰보다 압도적으로 좋은 성능을 내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추가할 수 도 있지만, 카메라의 경우는 스마트폰 촬영을 강추한다.

    처음부터 돈 쓰지 마라. 당근, 중고나라에 가보면 새 것 같은 장비가 꽤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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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편집에 대하여

    편집은, 유료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무료 프로그램의 경우 편집이 간단하고, 가볍다는 장점이 있지만, 분량이 다소 길고 레이어가 여러개 들어가는 영상의 경우에는 무료 어플만으로 편집하는데 한계가 있다. 때문에 유료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유료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워터마크도 없다. 영상에 워터마크가 있으면 그 만큼 저렴해보이는게 또 없다.

    내 경우에는 완전 초창기에는 소니의 ‘베가스’라는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자르고 붙이고만 하는 정도의 편집이었기 때문에 이만한 프로그램이 없었다. 다만, 소니가 개발을 놓으며 추가로 업데이트가 잘 안됐고, 이래 저래 영상이 무거워짐에 따라 남들 다 쓰는 ‘프리미어 프로’로 갈아탔었다.

    처음 배워서 이것저것 적용했을 당시 ‘프리미어 프로’는 신세계였다. 내가 아는 만큼, 실행하는 만큼 좋은 결과물이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4k영상들이 대중화되면서 프리미어 프로를 사용해서 편집하는 것이 적잖게 스트레스를 유발했다. 2019년 당시 ‘사방 4km내에서 제일 좋은 PC’라고 생각될 정도로 좋은 사양의 PC를 조립했지만, 불과 2년만에 2021년 즈음부터 프리미어 프로가 버벅거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한 컷 편집하고 저장하고, 한 컷 편집하고 저장하고를 반복했고, 자막 작업은 꿈도 꾸지 못했다. (작업한거 안 날리면 다행이었다)

    결국 2021년 M1 맥북으로 기기변경을 했고, 편집 프로그램 역시 파이널컷 프로로 옮겨탔다. 4k 편집시 버벅임이 거의 없다는 것과, 기본적인 효과들, 효과음이 프로그램 상에서 제공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프리미어의 경우 하나부터 열까지 편집자가 다 컨트롤해야 했지만, 파이널컷은 대부분을 알아서 해주고, 그게 마음에 안들면 편집자가 조절하면 되는 형태라 이해하면 된다. 당시 100만원 정도선에서 구매했던 13인치 M1맥북 프로를 아직도 편집 현역으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들어 가끔 버벅거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그것은 과거에 비해 4K레이어를 여러개 놓고, 자막 효과도 막 쌓고, 영상 길이도 길게 뽑은 내 잘못이지, 맥북과 파이널컷의 잘못은 아니다.

    결론. 올 연말에 M4칩이 들어간 맥북프로가 나오면 무조건 산다.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매달 20만원 정도의 영상광고 수익이 들어왔는데, 36개월로만 계산해도 M1맥북은 본전 뽑고도 한참 넘었다.


    썸네일

    4. 루틴에 대하여

    어찌보면 이게 가장 중요한 내용이다. 직장생활을 하고, 육아를 하고, 여러가지 일들을 벌려놓은 상황에서 유튜브도 하는 상황. 당연히 시간관리가 중요하다. 눈 앞에 닥치는 일들을 순서대로 한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한다.(안타깝지만 이런 분들 많다.)

    내 경우에는 주중 새벽시간 1시간 정도, 이동시간, 주말과 각종 휴일의 오전시간은 무조건 유튜브에 올인한다. 이 시간을 쪼개서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하고 업로드한다. 어차피 주중에는 회사일을 신경쓰느라 다른 일 할 여유가 거의 없다. 호기롭게 ‘은퇴’를 선언하기에는 유튜브를 비롯한 부수입들이 너무 적다.

    투잡으로서 유튜브 채널 운영을 위한 루틴

    1. 주중 새벽시간(새벽4시반-5시반)은 기획, 계획 등에 활용한다.
    2. 주중 출퇴근 이동시간(매일 2시간)은 팟케스트, 라디오, 오디오북 등을 들으며 아이디어를 정리한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녹음앱에 녹음했다가 나중에 정리한다.
    3. 주중 퇴근 후에는 온전히 가족에 집중한다. 이때 가족에게 잘해야, 주말과 휴일 오전시간을 일에 쏟을 수 있다.
    4. 주말, 휴일 오전시간(새벽 5시부터 11시 정도까지)은 무조건 촬영과 편집에 집중한다. 이 시간에 거의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5. 주중에 잠깐 틈이나면 참고자료 찾기나 대본작성 등에 시간을 활용한다.

    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불필요한 일에 시간을 많이 허비하지 않는다. 나에게는 ‘쇼핑’. 뭐 사러가는거랑 인터넷으로 하나씩 비교해보면서 사는 시간이 정말 정말 귀찮고 시간 아깝다. 때문에 가족과 함께 쇼핑을 갈 때가 아니면 그냥 검색해서 평점 높고, 구매후기 좋은 제품이면 고민없이 구매한다.


    여기까지가 지난 5년간 5개 이상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경험하고, 배우고, 생각한 것들의 전부다. 영상, 특히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는 것은 이제 퍼스널 브랜딩의 시작이다. 꼭 ‘수익 창출’만을 목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나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유튜브 채널을 고려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이 글에서 다룬 내용을 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도 올렸다. 실물과 목소리를 직접 확인하고 싶은 분은 아래 영상 클릭하길 바란다. 아, 그리고 이왕 클릭해서 들어간거 ‘구독’과 ‘알람설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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