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비즈니스노트 입니다. 오늘은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계신 분들께 참고가 될만한 이야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바로, 사업성장과 안정으로 가는 테크트리 입니다. 아마 이 시리즈는 몇 편으로 나눠서 연재될 것 같은데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제 스스로 그 동안 사업을 성장시키는데 어떤 부분이 큰 영향을 주었는지를 한번쯤은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먹고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1. 사업 합류 당시 상황
2018년 2월말이었습니다. 지인의 연락으로 이제 막 성장이 시작된 사업체에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2월에는 사업장을 둘러보는 정도로만 관심을 가졌고, 본격적인 사업 합류는 3월이었습니다. 이 회사는 건설부문의 재료시험을 하는 회사였는데, 당시 대표자를 포함해서 11명으로 구성된 회사였습니다. 구성원들의 보직은 관리 및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2명, 시험검사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6명, 대표자의 동생으로 딱히 정해진 일이 없이 관리를 맞는 1명, 정해진 업무 없이 시험검사업무를 돕고, 이런 저런 행정업무를 지원하는 인력 1명. 이렇게 10명이었습니다. 돈을 버는 부문의 핵심은 시험검사업무인데, 이 부문의 중간관리자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과장’ 직함을 가진 1명이 있었으나, ‘부서 관리’업무에 부담을 느꼈고 ‘시키는 일만 하고 싶어하는’ 성향의 인물이었습니다.
2016년도 매출이 6억 정도 선이었고, 2017년도는 9억원 정도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니까 직원 10명으로 9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에 11번째 직원으로 합류하게 된 것이죠. 매출에 비해 직원 숫자가 많다고 여겼지만, 며칠 근무하며 알게 되었습니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이 4~50% 정도 된다는 것을. 2,500만원 정도 연봉의 근로자가 3명, 3,000만원 정도 연봉의 근로자가 4명, 4,000만원 초반 연봉의 근로자가 3명 이었습니다. 상여금을 포함해도 연간 인건비가 3억원을 넘지 않는 선이었고, 판매관리비나 기타 부대비용이 연간 1억원 정도가 지출되는 구조였습니다.
당시에는 대표 역시 현장업무를 했었고, 현장업무 이외의 매출처를 찾기 위해 고민하던 때 였습니다. 정부법령개정과 함께 특정 시험분야가 강화되는 분위기 였는데, 아무런 영업망도 없이 덜컥 해당 시험을 하기 위한 설비를 갖추기 위해 투자를 감행했고 그 과정에서 지금의 사옥 자리로 이전을 하게 됩니다. 제가 합류했던 2018년 3월은 이제 막 사옥을 이전하고 2~3개월 정도 되던 때 였습니다.
이때 토지는 대표자 개인이 매입하고, 사옥은 법인이 건축하는 형태를 띄었습니다. 향후 법인이 성장하면 법인계좌에서 합법적으로 임대료를 받기 위함이었지만, 꼼꼼하게 준비한 것이 아니었기에 실제로는 단 한번도 토지사용료를 받지 못했습니다.(사업이 확장되면서부터는 오히려 그 동안 밀렸던 토지사용료를 받게 되면 대표자의 소득이 너무 많이 늘어나서 세금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 되었고, 막대한 세금을 부담하느니 그냥 법인계좌에 돈을 놔두는 쪽으로 선택을 했습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벤처자금을 활용했고, 덕분에 ‘벤처기업’으로 승인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벤처기업 승인이 과거보다는 까다로워졌지만, 당시로는 ‘벤처 자금을 빌리면 벤처기업’이 되는 이상한 구조였습니다. 사옥 건립 등으로 인해 매달 감수해야 하는 이자 지출이 400~500만원 정도선으로 높아졌습니다.
2. 합류 이전부터 해왔던 것 – 사업 완전 초기 단계에 해야하는 것
모든 회사가 다 마찬가지겠지만, 사업 초기에는 두서없이 닥치는대로 일을 처리합니다. 그러다보니 어떤 ‘체계’라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런 것은 사업초기 사업을 성장시키는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 합류한 회사처럼 실질적인 직원 숫자 8인 이하, 연매출 8~10억원 선의 기업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매출처’가 있느냐 하는 것 입니다.
이 회사 대표가 했던 일 중에 가장 잘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두 곳 정도의 고정적인 매출처를 만들어두었습니다. B2B 성격의 사업이었기 때문에 매출의 일정 비율을 차지하는 고정적인 파트너사를 두는게 중요합니다. 제가 합류할 당시 이 회사의 매출 구조는 A사 40%, A사 관련(자회사) 10%, B회사 20%내외, B회사 관련(자회사) 5%, 나머지 기타등등 규모가 작은 거래처 100여곳 10%, 일회성 거래 업체들 15% 정도 였습니다. 그러니까 두 곳의 회사가 사실상 회사 매출의 3/4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구조는 이 두 곳의 경영상황에 따라 매출이 끌려갈 수 있다는 단점은 있지만, 특정 시점에서 이런 구조이고 이것을 개선해나간다면 그리 나쁘지 않은 구조 입니다. 참고로 이 두 회사는 6년이 지난 현재에도 회사 매출의 10% 정도선을 맡고 있을 정도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살아남느냐 망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단계이기 때문에 사업운영과 관련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는 ‘안정적인 매출처가 있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B2B라면 이 회사처럼,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회사 2~3곳을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해보이고, B2C라면 마케팅 비용을 사용해서 ‘한 번이라도 우리 제품을 사용해본’ 사용자를 확보하는게 중요합니다.
B2B에서는 주요 매출처를 바탕으로 취급하는 분야의 확장이나, 타 업체 소개, 업력 쌓기 등을 하는 것이 가능하고 이는 곳 회사 성장과 직결됩니다. B2C에서는 관리 가능할 정도로 판매처를 확장하는 한편 초기 사용자들의 긍정적인 후기 및 입소문(바이럴 마케팅)이 중요합니다.
처음 말씀드렸다시피 이 회사는 관리 시스템은 엉망이었지만, 주요 매출처를 확보한 상태였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어찌보면 지금까지 회사가 잘 운영되고 있는 것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3. 합류 후 1차년도에 했던 일
저 역시 처음 합류한 후에 한 동안은 방향을 잡지 못했습니다. 생전 처음 접하는 분야인데, 그 누구도 찬찬히 이 분야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는 마케팅, 홍보 등의 업무를 하는 사람이 없었고, 각종 행정업무(서류처리)를 하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정부에서 제공하는 양식이 아니면, 별도로 회사에서 사용하는 양식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딱히 본인들 하는 일에 방해가 되지도 않고, 또 제가 하는 일들은 그들에게는 잘 모르는 영역이었기 때문에 아무도 제가 하는 일에 간섭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대표 역시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그냥 ‘행정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력’ 정도로만 생각했기 때문에 딱히 ‘성과’를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이런 대표의 태도가 오히려 도움이 되었습니다. 새로 합류한 저에게는 ‘믿고 맡긴다’는 느낌과 ‘내 마음대로 만들어보겠다’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 역시 중요한 포인트 인 듯 합니다. 나머지 팀원들이 잘 모르는, 특정 분야에 중간관리자급 인원을 충원하면 일단은 그가 특정한 성과를 낼 때까지 관심, 관여를 하지 않는다.
3월부터 회사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그때도 한창 블로그 마케팅을 하던 때였음에도 이 회사에는 공식적인 홈페이지도, 블로그도 없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검색창에 회사 이름을 검색하면 네이버 지도에 전화번호 정도는 나올 정도로 세팅이 되어 있었다는 겁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이 역시 100만원이 넘는 돈을 주고 홈페이지를 제작하면서 ‘서비스’로 받은 것이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를 개설해서 취급하는 시험들에 대해 소개하는 글들을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은 시험검사 업무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키워드를 회사이름으로 잡아놔서, 회사이름을 검색하면 지도 서비스 이외에도 다른 검색결과가 나오도록 했습니다. (나중에는 시험명으로 검색해도 상위노출이 되는 블로그가 되었습니다.)
다음은 홈페이지. 이전에 사업을 하며 홈페이지를 몇 번 만들어봤기 때문에 홈페이지 역시 제작했습니다. 회사 대표자가 마음에 들어하는 타 업체의 홈페이지를 참고해서 만들었고, 딱 필요한 것들(인사, 취급하는 시험 종목, 보유하고 있는 자격사항, 연락처)만 담았습니다.
이 두 가지 업무를 하면서 상반기를 보냈고, 역시나 결과적으로는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아직 크기가 작은 회사의 경우, 고객들이 회사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단계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그 회사의 물품과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가치 증빙’이라고도 하는데, 사업 초기에는 고객들로 하여금 ‘이 회사가 진짜로 존재하는 회사구나. 이 쪽 분야에서 일하는 회사구나’정도만 보여줘도 충분합니다. 믿음과 신뢰…뭐 이런 덕목은 회사가 조금 더 큰 이후에 구축해도 됩니다. 일단은 망하지 않도록 고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고, 기본적인 신뢰도 전달(검색하면 여기저기 나오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