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근철의 하우투스터디’ 유튜브 채널에서 1년에 4번 조회수가 튀는 영상이 하나 있다. 바로, ‘시험계획세우기’와 관련된 영상이다. 이 영상은 2023년 4월에 업로드한 영상인데, 일반적으로는 업로드 직후 조회수가 상승하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관심도가 떨어지는 편인데, 이 영상은 학생들의 시험대비 기간이 되면 갑자기 조회수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들 학창시절에 ‘계획을 세워서 공부해라’라는 조언은 많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거의 듣지 못했을 것이다. 왜냐면, 이렇게 조언하는 분들도 실제로는 ‘계획적으로’공부를 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이 영상은 시험을 앞둔 많은 학생들에게 ‘시험 공부계획표 세우는 방법’을 찬찬히 알려주는데 그 기획의도가 있었다.
영상을 통해 접하는 것이 편한 사람도 있고, 텍스트로 접하는 것이 편한 사람도 있기에 이 영상에서 다루었던 내용을 글로 정리해보겠다. 시험을 앞둔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1. 가장 기본이 되는 것들
가장 기초, 기본이 되는 것은 시험일까지 남은 기간을 파악하는 것, 그리고 각 과목별 스스로의 준비정도이다. 이것이 바탕이 되어야 제대로된 시험계획을 세울 수 있다. 시험일정은 매년 초에 ‘교육과정계획’을 통해 확정이 되므로, 각 학교 홈페이지에 ‘학사일정’이나 학년초 ‘학부모총회’에서 배포한 자료, 학교에서 공유하는 ‘가정통신문'(종이, 어플) 등을 참고하면 된다.
과거에 비해 중학교는 시험에 대한 부담이 좀 줄었고, 고등학교의 경우 내신성적이 입시와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그 부담이 크다. 시험을 대비해야 하는 분량 자체가 차이가 나는 편이지만, ‘완전학습’을 목적으로 하고 시험을 준비한다고 가정하면 중학생이든, 고등학생이든 시험을 준비하는데 4주 정도 시간을 할애할 것을 권한다.
그리고 어떤 과목이든 시험전까지 최소한 4번 이상은 시험범위 전체를 살펴봐야 한다. 그러니까 정말 자신있는 과목이어서 지금 당장 시험을 쳐도 90점 이상 받을 수 있다고 생각되는 과목이라 할지라도 최소 4번은 봐야한다는 말이다. 앞서 말했듯, 목표는 완전학습이다. 최소 횟수가 4회일 뿐, 최대 횟수는 한계가 없다. 완전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10번이든, 20번이든 반복해서 봐야 한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내가 현재 자신있어 하는 과목과 자신없어 하는 과목을 미리 정해두고, 각 과목들을 최소한 몇 번씩 볼 것인지를 정하는 것 까지가 시험준비의 기본이다. 나는 시험계획 세우는 것에 조언을 구하는 학생들에게 정말 자신있는 과목은 4회 반복, 보통인 과목은 7회 반복, 특히 자신없다 생각되는 과목은 10회 반복을 권한다. 과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목표는 ‘완전학습’이다.
2. 준비단계(시험 4주전)
시험 4주 전이다. 사실 4주 전이면 시험범위 조차 나오지 않은 기간이다. 이 시기에는 시험범위에 대한 대략적인 파악과 긴장감 형성, 대략적인 계획 작성 등에 초점을 맞춘다. 이 시기에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은 모두 시험범위에 포함되는 내용이니 더욱 신경써서 수업시간에 참여해야 한다. 시험계획은 시험 당일부터 역으로 접근하며 하루 하루를 채우는 것이 좋다. 가령 시험 첫째날 (4/24)국어, 기술가정을 치고, 둘째날(4/25) 영어, 과학을 치고, 셋째날(4/26) 수학, 사회를 친다면 당연히 4월 23일에는 국어와 기술가정을 봐야 한다. 당연히 그 앞날(4월 22일)은 영어, 과학을 보거나 수학, 사회를 봐야 한다. 이렇게 시험 범위 전체를 한번 훑으면 그 과목 복습횟수를 ‘1’로 카운트 한다.
3. 1단계 복습(시험 4주 전~2주전)
이 시기는 ‘꼼꼼하게’ 시험범위의 전체 내용을 살피는 시기다. 진도가 다 안나간 부분도 있기 때문에, 예습과 복습을 한다는 느낌으로 꼼꼼히 살피는 것이 좋다. 범위가 많을 경우 3일 정도만에 1회 복습을 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을 권한다. 학원 스케쥴 등을 고려해서 주중에는 2과목 정도, 주말에는 3,4과목 정도를 학습한다고 계획을 세우면 적당하다.
가능하다면 이 시기에만 시험범위 전체를 2~3회 정도 살피는 것이 좋은데, 최초 1회독때는 시험범위 전체의 교과서, 필기내용, 프린트물 등을 모두 하나로 정리한다는 컨셉으로 정리해야 한다.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 각오해야 한다. 너무 시험공부 진도가 더디다고 좌절하지 말라. 당연한 것이다. 이 시기를 참고 정리해서 완성된 자료는 앞으로의 공부에 정말 큰 도움이 된다. 이 시기에는 문제풀이보다는 전체 내용 정리가 우선이다. 문제풀이는 내가 정리한 내용에서 누락된 부분이 있는지, 머릿속에 없는 내용이 있지는 않은지를 파악하는데 목적이 있으므로 이 단계에서는 딱히 권하지 않는다.
내용을 정리하면서 틈틈이 ‘지금 공부하는 내용이 전체 학습에서 어떤 부분인지’를 생각하면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머릿 속에 개념지도를 그리는 것이다. 책이든, 별도의 시험대비 연습장이든 이 시기를 거치며 한권에 모든 것을 다 담는다고 생각하자. 내용이 종이에 정리된 것일 뿐이지만, 은연중에 머릿속에도 조금씩 정리가 되기 시작한다. 제대로 이 시기를 거친다면, 전과목 시험범위의 정리노트가 완성되어 있을 것이고, 시험까지는 대략 2주 정도가 남았을 것이다.
*이때까지 시험범위가 확정되지 않은 과목은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강조하시는 내용 하나 하나가 바로 시험문제와 연결된다. 수업이 끝나면 그날 바로 해당과목의 정리노트에 추가한다는 생각으로 긴장감 있게 수업이 임하고, 바로 복습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4. 2단계 복습(시험2주전 1주일간)
4주간의 시험대비는 총 3단계로 구성되는데, 1단계에서 전체 내용의 15~20%정도를 이해하고 내것으로 만든다면, 2단계에서는 80% 이상의 내용을 이해해야하는 단계다. 마지막 3단계는 그 동안 미쳐 챙겨보지 못했던 나머지 10~20%를 채우는 시기다. 그 만큼 2단계에서 가장 학습량이 많을 것이다. 이 단계를 잘 준비해야만, 마지막 3단계에서 1,2시간만에 전체 시험범위를 다 훑어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이 시기에는 1단계 복습때 만들어놓은 자료를 반복해서 읽어보는 한 편, 문제풀이를 통해 내가 공부한 내용이 내 머릿속에 있는지, 내가 응용해서 문제를 풀 수 있을 만큼 이해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보충해야 한다. 문제풀이시에는 문제를 맞히고, 틀리고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보기로 나온 내용까지 모두 이해한다는 마음으로 공부해야 한다. 1주일에서 10일 정도 되는 기간이지만, 시험범위 전체를 2번 정도 볼 수 있다.
5. 3단계 복습(시험 직전까지)
이 시기는 시험 직전 주말을 포함하는 3~4일 정도의 기간이다. 이때는 최대한 많이 반복해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일단 내가 정리해놓은 자료를 반복해서 보고, 중간에 지루하다 싶을 때 문제를 푸는 것이 좋다. 새로운 문제를 푸는 것도 좋지만, 이전에 풀었던 문제 중에 반복해서 틀리는 문제를 다시 풀어보는 것도 좋다. 복습에 가속도가 붙어서 나중에는 1,2시간이면 한 과목의 전 범위를 다 살펴볼 수 도 있다. 이 시기 계획은 앞서 이야기한대로 시험 스케쥴에 따라서 작성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과목의 공부에 시간을 약간 더 할애한다는 마음으로 접근한다.
마지막으로 시험 당일. 절대 새로운 문제를 풀지마라. 시험은 얼마나 아느냐를 테스트한다기 보다는 정해진 시간안에 문제를 다 풀고 맞출 수 있는지를 테스트 하는 과정이다. 즉, 극단적으로 말하면, 제대로 모르는 내용이지만 ‘감’에 의존해서 맞추면 그만인 것이다. 그런데, 시험 당일 새로운 문제집에 나오는 문제를 풀다보면 자칫 본인이 그간 했었던 공부에 대한 확신이 흔들릴 수 있다. 어떻게 접근한다 하더라도 시험 당일날은 이미 본인이 받을 수 있는 성적이 거의 확정되어 있다. 변수는 ‘멘탈’이다. 때문에, 새로운 문제를 푸는 모험을 감행하기 보다는, 기존에 정리해놓은 자료를 바탕으로 ‘마지막 확인’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6. 그 외 꿀팁.
시험 당일, 무조건 ‘낮잠’을 짧게라도 자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 두뇌는 우리가 잠들어 있을 때도 여러가지 작업을 하는데, ‘데이터에 대한 정리’가 대표적인 활동이다. 잘했든 못했든 이미 끝난 시험은 어떻게 할 수 없다. 시험이 끝난 과목의 내용들 모두를 항상 머릿속에 담아둘 필요는 없다. 일부 정보는 삭제하고, 일부는 장기기억으로 옮기고, 작업기억공간은 새로운 준비를 위해 비워두는 등의 활동이 필요한데, 우리가 수면을 취할 동안 두뇌는 이런 작업들을 한다. 그러니까, 다음날 시험칠 과목에 대한 공부를 하기에 앞서 2~30분이라도 낮잠을 자면 머릿속이 정리가 된다. 당연히 이후 학습성과는 더 좋을 수 밖에 없다. 아직 적용하지 않고 있었다면 이번 시험대비때 한번 적용해볼 것을 권한다.
시험계획을 세우는 방법에 대한 내용은 이 정도다. 이 정도면 충분히 꽤나 높은 수준의 성적대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공부의 목표’를 항상 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 글의 처음부터 반복해서 이야기했듯이 시험공부의 목표는 ‘완전학습’이다. ‘1등’이 아니다. ‘완전학습’은 시험범위내에서 출제된 문제라면 전부다 맞출 수 있는 상태이다. ‘1등’이라는 성적은 어떤 집단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서 달성여부가 결정된다. 때문에 학업성취도가 낮은 지역에서 1등을 하던 학생이 좋은 학군지로 오면 고전을 하고 좌절하기도 한다. 반대로 ‘완전학습’은 어떤 집단에 속해 있더라도 탑티어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그래서 ‘1등’보다 ‘완전학습’을 목표로 해야하는 것이다. 잊지마라. 이번 시험의 목표는 ‘등수’가 아니라 ‘완전학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