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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인분과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다시금 ‘고객’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부끄러운 과거를 하나 공개하자면, 첫 창업 당시에는 정말 전형적인 ‘초보 창업자’가 해서는 안 될 잘못된 것은 다 했다. 그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이 ‘고객’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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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이 있는지, 비슷한 여러 종류의 서비스들 중에 고객은 왜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택하는지, 유사한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은 어떤 불만사항이 있었는지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좋은 것이고 옳은 것이며 대중들에게 꼭 전파해야할 것이라는 믿음 뿐이었다.

이후 사업의 실패와 재기를 경험하며, 이제는 사업의 출발점이 ‘고객’이라는 것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이게 참 부끄러운것이다. 첫 사업 실패 이전에 수 없이 읽었던 경영관련 서적들에서 그토록 ‘고객’을 이야기했으나 그때는 그냥 ‘원론적인 말’ 정도로만 생각했다.)

지금은 어떤 사업을 구상할 때 무조건 ‘고객’부터 생각한다.

“이 상품/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누구인가?”

“(오프라인 사업의 경우) 인근에서 비슷한 상품/서비스를 공급하는 곳들은 어디이며, 고객은 어떤 리뷰를 달았는가?”

“이런 상품/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은 어떤 점을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어떤 점을 불만족스럽게 생각하는가?”

“객단가는 어느 정도인가?”

“한 번 이용하면 다시 이용하는가? 다시 이용한다면 이용 주기는 어떻게 되는가?”

이런 것들을 꼭 챙겨본다.

내가 만든 상품/서비스는 내 기준으로 ‘제법 괜찮은’ 것일 가능성이 높다. 내가 보기에만 좋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단 내 기준을 통과하는 상품/서비스를 만든 후에 고객들의 목소리를 참고해서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번에 강원도 해변에서 준비하는 수제버거가게 역시 마찬가지다.

직접 몇 번이고 현장에 가서 봐두었던 업장 근처에 이동하는 사람들의 성별, 연령대 등에 대한 눈대중을 하고, 소상공인진흥공단 등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상권분석사이트에서 통계자료도 확인한다. 통계는 과거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이용객과 매출의 추세를 살피고 현재의 상황을 대입해서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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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온라인 지도어플(네이버지도, 카카오맵)을 통해 인근에 유사한 업종이 있는지를 살피고, 인근지역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리뷰를 살핀다. 리뷰는 일반적인 것들은 거르고, 칭찬의 경우 디테일한 내용, 불만의 경우 거의 모든 내용을 다 살핀다. 칭찬내용은 우리 상품과 서비스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불만내용은 우리도 비슷하지는 않은지,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 내용을 모든 팀원들과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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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낙산사의 경우에는 횟집은 많지만, 횟집보다는 육고기를 판매하는 가게의 평점이 더 높았다. 횟집의 경우 리뷰 중에는 ‘비싸다’와 ‘그저 그렇다’는 내용이 많았다. 사실 고객들은 리뷰를 적는 것이 귀찮다. 때문에 크게 만족하거나 크게 불만일 경우에나 리뷰를 남긴다. 즉, 안 좋은 리뷰가 달렸다면 생각보다 고객이 느끼는 불만족이 클 수 있는 것이다. 이 육고기 가게의 경우 ‘친절하다’, ‘서비스가 좋다’는 내용이 많았고, 나쁜 리뷰들의 내용도 대부분 ‘그저 그랬다’ 정도 였다. 이 정도면 직원들의 친절함이나 서비스가 제법 괜찮은 곳이다. 현장조사를 하면서 가능하면 한번쯤은 들러서 직접 서비스를 경험해보고 우리에게 적용할만한 것이 있는지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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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것은 별점은 5점이지만 리뷰가 거의 없는 가게들도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가게의 서비스를 이용해보면 1. 소비자가 일회성으로 방문한 가게이고 2. 사업주 조차도 리뷰에 신경을 안쓰는 경우가 많으며 3. 친절함이나 서비스가 그저 그렇거나 오히려 좋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웨이팅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는 가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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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맵 리뷰 조차도 신경 안쓰는 가게의 경우에는 다른 SNS 활동은 아예 안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이런 가게를 찾는 사람은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가게에 들어온 사람이거나 그 동네 단골, 주인의 지인 정도일 뿐이다. 매출이 상승하고 업장이 활발할리 만무하다.

최근들어 벤치마킹거리를 찾기 위해 수제버거 가게를 많이 이용한다. 매장을 찾을 때는 항상 이용객들의 동선과 지도맵 리뷰, SNS게시물 등을 살핀다. 그 과정에서 반복해서 느끼는 것이 ‘잘되는 가게는 잘 될 만한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그 요소는 서비스가 될 수 도 있고, 인테리어가 될 수 도 있고, 상품이나 서비스의 ‘근본요소’일 수 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이 ‘고객’의 입장에서 느끼는 요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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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아서 고객의 입장을 맞췄다기 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고객의 입장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정리.

아무리 멋진, 훌륭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원하는 고객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내 기준으로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만든 후, 그것을 ‘기본’이라 생각하고 이후부터는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해 업그레이드 시키는거다. 이때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방법은, 내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해본 고객의 리뷰나 후기, SNS 활동을 하며 남겨진 댓글이나 DM등을 활용하는 것이다.

*추가. 아, 이 글을 쓴 날 낙산해수욕장 앞 매장 계약은 파기되었고, 막연히 생각했던 강릉 해변 쪽으로 오픈 지역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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